우연히 도서 구독 서비스에서 읽을 책을 찾다가 발견한 책이다. 추리물인데 2019년 정해연 작가라는 개인적으로는 생소한 분의 작품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읽는 동안 큰 흥미를 느끼며 단숨에 읽어버렸다.
줄거리
명준은 자신의 아픈 딸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부잣집의 한 아이를 납치하여 몸값을 요구하려고 계획한다. 납치를 감행하던 날 밤 교통사고를 통해서 우연찮게 계획에 성공하여 로희라는 여자아이를 납치한다.
납치에 성공한 후 로희의 몸값을 요구하려고 전화를 했지만 부모님들의 전화는 불통이다. 그래서 직접 집으로 찾아 갔다가 로희의 부모님들이 살해 당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만다. 한편 공범인 희애의 엄마 혜은 역시 연락이 되지 않는다.
한편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상윤은 수사를 하면 할수록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님을 직감하게 된다. 범인에게 다가가면 갈수록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 모든 사건이 종결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진짜 범인의 충격적인 실체가 드러나고 만다.
책소개
천재소녀를 납치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유괴의 날'은 작가 정해연 씨가 집필한 추리소설이다. 정해연작가는 2013년 장편 소설 '더블'로 등단했다. 이후에는 청소년문고 단체집필에 참여하면서도 꾸준히 자신만의 작품도 대거 출판하였다. 참고로 '유괴의 날'은 일본에서 현지언어로 출시 되기도 했다.
그리고 2023년 9월 13일부터 ENA방송에서 수목드라마로 제작 방영될 예정이다. 명준역에는 윤계상 씨가, 로희역에는 유나 그리고 상윤역에는 박성훈씨가 출현한다. 책이 재미 있었던 만큼 드라마도 꽤나 기대가 된다.
느낀점: 4 / 5
생각없이 읽었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추리소설이지만 곳곳에 사회적 이슈가 될만한 사건들이 많이 포진되어있다. 이를테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장면이지만
"아뇨, 그렇지는 않지만, ...뭐 왔다 갔다 하다가 마주치면 인사정도는 하는 사이예요. 아마 다들 그럴걸요. 남의 집일에 참견하고 그런 예의없는 행동을 하는 집은 없을거예요. " 비슷한말을 이전집에서도 들었다. 주변 집과 왕래를 하며 어느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게 예의없는 행동이라 받아들여지는 시대다._유괴의 날(정해연 지음) 중에서
이 장면을 읽으면서 씁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와같은 말은 로희가 느끼는 외로움을 잘 표현하고 있는 듯 했다. 비단 소설속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사회가 이미 이렇게 되어있으니 날로 늘어나는 고독사도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요즘은 PA라고 부르는데, 진료 보조사 같은....쉽게 말하면 의사도 아닌 사람을 쓴거예요."
"네? 그게 무슨..."
"그러니까 바쁜 원장 대신 무면허인 진료 보조사를 데려다가 수술을 시키는 거죠. 의대 출신자나 간호사 출신, 간혹 의료기기 회사 직원을 쓰기도 해요. 명성이 높아야 병원에 환자가 많이 찾아오는데, 그명성은 원장이 TV에도 나오고 인터뷰도 하고 그래야 높아지는 거거든요. 수술은 해야지 명성도 높여야지, 외래진료도 봐야지. 그래서 수술방 앞에서 가족들이랑 인사하고 들어가서는 다른 사람한테 수술 맡기고 자기는 진료를 보거나 연구도 하고 다른 외부 활동도 하는 거예요."
하필 철원의 아내를 수술한 것이 PA라고 했다._유괴의 날(정해연 지음) 중에서
결국 한 병원장의 욕심 때문에 일어난 의료사고가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었고, 이 사고의 나비효과가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악한 인간을 만들어냈다. 그러고 보면 사회의 문제는 어떤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이곳저곳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들이 모여 여기저기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아이들을 천재로 만들고싶은 욕망이 한아이를 불행하게 한 소설속의 이야기는 오늘날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고 보았다. 명준의 어설픈 납치행각과 로희의 천재적인 머리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는 소설 '유괴의 날' 참 재미있게 읽었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것도 지루하지 않고 흥미를 유발시켰다.
간만에 좋은 추리소설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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