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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목숨X값(최현유)-불쌍해 보이지 않으려는 아줌마의 대 역전극

by 글씀맨 2023.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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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유/  2023.1/ 마카롱

줄거리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구지희는 어느날 회사대표의 호출을 받고 한 장소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회사대표로부터 회사자금을 빼돌리는데 협조해달라는 반협박을 받게 된다. 구지희는 그 술수에 넘어가게 되고 횡령범으로 몰려 퇴사를 하게 된다. 억울하게 실업자가된 것도 모자라 아파트 전세금까지 사기당한 그녀는 자포자기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그녀에게 유정이라는 여자가 찾아온다. 유정은 우울하게 살고 있는 구지희를 데리고 도박장을 간다. 그곳에서 돈을 전부 잃고 빚까지 떠안게 된 구지희는 빚독촉을 하러온 사내들을 피하다가 한강으로 뛰어내린다.

죽었을것이라 생각하던 구지희가 눈을 뜬 곳은 해피데쓰라는 회사였고 그곳에서 15억이라는 엄청난 돈을 받고 6개월만 산다는 계약을하게 된다. 갑작스럽게 생긴 돈을 가지고 부자의 삶을 누리던 구지희는 어느순간부터 자신이 한 계약과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이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연히 알게된 별이라는 소년의 도움을 받아 해피데쓰의 비밀을 조금씩 알아가게 된 구지희는 해피데쓰가 이름처럼 해피한 일을 하는 곳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해피데쓰에서 계약을 하기까지의 모든 일이 그녀가 어려서부터 이미 해피데쓰의 계략에 의해 진행되었던 것임을 알게 된다. 분노한 구지희는 해피데쓰의 비밀을 파혜치고 모든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작전을 실행한다.

개인점수: 3.6 / 5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이었다. 얼핏보면 예상되는 내용의 소설이기는 했지만 그 안에 재미있는 요소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판타지 소설인가?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적인 범죄소설이었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특히 매사 긍정적이기만 한 아줌마가(소설에서는 아줌마처럼 나오는데 사실상 미혼이었던 것 같다.) 자신을 두고 벌인 끔찍한 범죄계획을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은 꽤나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다만 아쉬운점이 있었다면 너무 내용을 오래 끈다는 생각을 했다. 해결되는 듯 하다가 다시 위기에 봉착하는 내용들은 처음에는 긴장감을 주었지만 그 다음부터는 또야?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끝에가서 문제가 해결되는 방식이 너무 허술했던 것 같다. 문제해결과 그 이후의 정리 과정들이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들이 꽤 있었다.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다. 어느정도의 반전도 있어서 재미있었다. 책의 내용과는 관계없지만 '목숨X값'이라는 제목이 어떻게 나왔을까? 목숨은 값으로 측정할 수 없는 것이기에 'X'를 붙인 것일까? 아니면 책의 내용을 반영하여 목숨 곱하기 값이라는 말일까? 책을 다 읽었지만 시원하게 해결되지는 않은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목숨을 값으로 측정할 수 없다고 해서 제목을 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가벼우면서도 재미있었던 소설이었다.

기억내용

고등학교 1학년. 사고로 부모를 잃고 세상에 혼자가 된 그날, 그 순간. 지희는 그녀를 알았던 모든 사람의 눈빛이 변하는 것을 느꼈다. 함께 떡볶이를 먹고 연예계 가십거리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수다를 떨던 친구들도, 학년의 말썽꾸러기라며 마주칠 때마다 타박하던 학생부 선생님도, 어차피 공부할 것도 아닌데 도와달라며 시도 때도 없이 아이를 맡기던 옆집 아줌마도, 구지희를 불쌍하게 바라보았다. 더는 그런 시선을 견딜 수 없어 집을 나와 떠돌던 지희는 우연히 만난 최무석에게서 들은 조언으로 인생의 목표를 정했다. 바로 남들에게 당당한 사람, 돈과 안정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가끔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오히려 자신을 옥죄는 것 같다고 느낄 때도 있었지만, 그렇게 살 수만 있다면 그까짓 건 중요하지 않았다. - < 목숨X값, 최현유 > 중에서

부모를 읽고 홀로살게된 주인공 지희를 바라보는 불쌍한 표정들이 오히려 지희를 더 불쌍하게 만들어버렸다. 하지만 최무석이라는 친구가 불쌍해보이게 살지 말라고 한 말이 가슴에 꽂혀 구지희는 항상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살아왔다. 그런데 최무석의 그 이야기가 결정적인 순간에 구지희를 곤경에 처하게 만들었다.

아니, 들어 봐. 그 사람이 나치에서 한 일이 열차에 가스실을 만든 거였거든. 더 효율적으로 인종 학살하려고. 근데, 그 사람이 재판에서 뭐라 그랬게? 나 참, 그거 볼 때 어이가 없어가지고. 자긴 그냥 시키는 대로 한 거라고 억울하대. 위에서 까라고 해서 깐 거니까 자기는 죄가 없다, 이거지.”
말에 숨겨진 의미를 알아챈 듯 유정의 얼굴이 굳어졌다.
“결국엔 유죄 나왔어, 아주 흉악한 전범이라고.” - < 목숨X값, 최현유 > 중에서

자신을 곤경에 빠뜨리는데 일조한 유정을 찾아가 하는 말이다. 시키는대로 했을뿐이라는 유정의 말에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을 쓴 한나아렌트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파일을 닫은 구지희의 손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폴더로 향했다. ‘관찰일지’라는 파일을 열자, 부모님의 장례식장에 있는 구지희의 사진이 가장 먼저 보였다. 그 밑으로 체육대회에서 계주 1등을 하는 사진,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는 사진, 졸업식 날 무석과 함께 자장면을 먹는 사진, 첫 출근날 찍힌 사진 등이 이어졌다. 안유정과의 도박, 박종혁의 사기, 서울중앙병원에서의 건강검진이 아닌 그보다 훨씬 전부터, 정확히는 아버지가 해피데쓰에 의해 살해당한 순간부터 구지희는 해피데쓰의 고객이었다.
만 19세가 지난 이후로는 사진들 사이사이에 거래 흥정 내용이 적혀있었다. 거래가 파기된 이유는 대부분 ‘가격 불일치’였다. 아등바등 사는 구지희의 사진 아래에 적힌 가격들은 그녀를 조롱하는 것만 같았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인간으로서 느껴볼 수 없었던, 그런 비참함이었다. - < 목숨X값, 최현유 > 중에서

자신의 부모님의 죽음부터 시작해서 자신이 해피데쓰에 잡혀오기까지 모든 것이 해피데쓰의 조작임을 알게된 구지희는 비참함과 함께 분노를 느끼게 된다.

학생이 울먹이며 물었다. 자켓 안으로 손을 넣은 지희는 명함 한 장을 꺼내 학생에게 건넸다.
“…해피…라이프?”
“우리 해피라이프는 죽음을 선택한 고객님께 제대로 살 기회를 드리고 있습니다. 고객님께서 행복한 삶의 기반을 만드실 수 있도록 저희가 드릴 수 있는 시간은 3년. 그 시간 동안 고객님께서는 기본적인 의식주뿐만 아니라 심리 상담, 학습 연계, 취업 교육 등 다양한 지원을 누려주시면 됩니다. 대신 딱 하나, 고객님께서 지켜야 할 조건이 있습니다.”

이런류의 책들이 마지막에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러면 또 어떤가? 보면서 미소가 지어지면 그만아닐까 생각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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