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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맥베스(세익스피어) - 운명, 욕망의 또 다른 이름

by 글씀맨 2023.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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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는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이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대부분 알것이라 생각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읽지 않은 책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읽어보지 않은 책이다. 이번에 기회가 되서 한 번 읽어보았다. 

 

 

 

맥베스 책 표지 그림
맥베스/ 세익스피어/ 문예출판

 

 

1.책소개

1)작가 소개

맥베스를 지은 작가는 너무나도 유명한 셰익스피어다. 잉글랜드의 문학가이자 극작가 그리고 시인인 셰익스피어는 많은 문학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1564년 8남매중 셋째로 태어나 비교적 부유한 삶을 살았다. 1577년 당시 13세의 셰익스피어는 학교를 자퇴하고 1580년대에 극단에 들어가서 활동하기 시작하였고, 1616년 향년 52세로 사망한다. 대표작으로는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맥베스' 등 워낙 유명한 작품이 많기에 더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2)역자소개

맥베스의 역자인 이종구는 영문학자로서 도쿄 상대 예과와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하였다. 이후 서울대와 건국대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대표적 역서로는 '위대한 캐츠비', '닥터 지바고', '테드' 등이 있으며 주로 고전을 번역하여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3) 맥베스의 역사적 배경

맥베스가 집필되었던 시기를 1605년 경이라고 본다. 당시 세익스피어의 나이 42세가 되던 해였다.  2년전인 1603년 후계자가 부재했던 엘리자베스 여왕의 승하로 스코트랜드의 제임스를 불러다가 왕으로 앉히게 되어 세간에 주목을 끌게 되었다. 아마도 세익스피어의 맥베스가 이 사건을 시사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들이 있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과는 다른 점이 많기 때문에 이 또한 불확실하다 할 수 있다.

 

 
 

'맥베스'는 1605년(작자의 나이 42세가 되는 해) 처음 붓을 들어 이듬해에 완성된 것으로 추측되는, 이른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작품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여타의 3개 비극 작품 〈햄릿〉 〈오셀로〉 〈리어왕〉 다음으로 제작되었으리라고 보는 게 대다수 학자들의 견해다...(중략)...1603년 영명(英明)한 군주 엘리자베스 여왕이 승하하자 후계자가 없던 까닭에 스코틀랜드의 제임스를 불러다가 왕으로 앉히게 되어 세상 이목이 스코틀랜드에 쏠리고 있었던 만큼 셰익스피어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이런 시사적(時事的)인 측면에서도 성공을 거둔 셈이었다. - < 맥베스, 윌리엄셰익스피어 지음 > 중에서

 

2.줄거리

글라미스의 영주이자 용맹한 장군인 맥베스는 절친 뱅코와 함께 반란군을 진압하고 돌아오는 중에 세 마녀를 만난다. 세 마녀들은 맥베스와 뱅코에게 예언을 하는데 특히 맥베스 장군에게 한 예언이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는다. 

 

세 마녀가 말한 예언이란 맥베스가 글라미스의 영주가 되고 코더의 영주가 되며 마지막에는 왕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뱅코에게도 뱅코의 자손들이 언젠가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알려준다. 두 사람은 마녀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런데 그 순간 당대 왕인 던컨왕으로 부터 맥베스를 코더의 영주로 삼겠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이 말을 듣자마자 맥베스는 마녀들이 자신에게 이야기한 예언이 사실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맥베스는 이 사실을 아내에게 말한다. 망설이는 맥베스와는 달리 맥베스의 아내는 맥베스에게 던컨 왕을 죽이고 왕위에 오르라고 독촉한다. 

 

 
 

세상을 속이려면 세상 사람들과 같은 얼굴을 하셔야 합니다. 눈이나 손이나 혓바닥에도 환영의 빛을 띄워 겉으로는 무심한 꽃처럼 보이게 하시고, 그 그늘에 숨은 뱀이 되십시오....(중략)...그러면 지금까지 당신의 몸을 덮고 있던 그 희망은 술에 취해 그러셨던 것입니까? 쭉 잠들어 계셨던 셈인가요? 그리고 지금 깨어보니, 그때는 대담하게 보았던 것을 흘긋 쳐다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는 말씀인가요? 이제부터는 당신의 애정도 그런 것인 줄 알겠습니다. 마음으로는 원하면서도 그것을 용감히 행위에 옮기는 것은 두렵다는 말씀이지요? 이 세상의 보배라고 생각하시는 것을 간절히 얻고자 하시면서도 별수 없는 겁쟁이라 체념하여 ‘해 보이겠다’ 하면서도 ‘역시 못하겠어’, 발을 적시지 않고 물고기를 얻으려는 고양이처럼 살아가실 작정이십니까?

 

결국 아내에게 설득당한 맥베스는 자신의 집에 온 던컨왕을 살해한다. 뿐만 아니라 관련된 자들을 하나씩 살해한다. 그리고 절친 뱅코까지도 살해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해서 왕위에 오른 맥베스이지만 양심의 가책 때문인지 환영을 보기 시작하고 심지어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생긴다. 

 

맥베스의 모든 범죄를 알고 또 그에게 가족을 살해당한 맥더프가 군대를 이끌고 맥베스에게 복수하러 간다. 맥베스는 예언만을 믿고 대항하지만 결국 맥더프에게 죽임을 당하고 그의 짧은 왕위는 무너지고 만다. 그의 아내 역시 죽음을 맞이한다. 

 

 
 

덩컨의 장남 맬컴이 이끄는 복수 군대가 자신의 왕궁에 공격해 오는 운명의 순간 맥베스는 마침내 인생무상을 깨닫는다. 부인도 세상을 뜨고 권세와 영화도 일시의 꿈인 듯 도와주는 사람의 그림자 하나 없고 오직 죽음만이 닥쳐오고 있었다. 그는 이제 죽을 장소나 찾아야 할 처지였다 - < 맥베스, 윌리엄셰익스피어 지음 > 중에서

 

 

3.개인평점: 3.5 / 5

단순하지만 심오한 진리를 말하는 책이다. 맥베스는 마녀로부터 들은 세 가지 예언을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행동을  옮긴다. 그렇지만 그 예언이라는 것이 정말로 운명이었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오히려 마녀의 예언은 운명이 아니라 유혹이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마녀들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우리의 마음속에 숨어 있는 죄악의 욕구(sinful desire)를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존재라고도 할 수 있다. 마녀들은 맥베스에게 ‘원래 있지도 않은 악의’를 심어주기 위해 나타난 것이 아니라, 맥베스의 기고만장한 마음속에 싹트고 있는 ‘분명한 악의’를 부채질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다. 작자는 이 언저리의 미묘한 사정을 극화(劇化)하는 데 무심하지 않다. 맥베스의 입을 거쳐 나오는 첫마디 말―“이렇게 음산하고 좋은 날은 처음 봤어(So foul and fair a day I have not seen)”라는 말은 마녀들의 다음과 같은 노래에 대한 대꾸라고 볼 수 있다. - < 맥베스, 윌리엄셰익스피어 지음 > 중에서

 

왜냐하면 맥베스가 반란군 진압을 하고 돌아오던 그 시기에 왕이었던 던컨은 사실상 왕으로서의 힘과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들려오는 마녀의 예언은 맥베스의 심장을 요동치게 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왕이라는 존칭 하나만 제외한다면 맥베스가 당장에 그 자리를 가로채어 가질 수 있는 나약한 사나이에 지나지 않았다. 또 이번 전쟁의 승리는 맥베스가 왕이 되어도 무방할 만한 훈공이 아닐 수 없었다. 그뿐 아니라 맥베스 역시 왕족 출신이고 보면 왕위를 계승할 권리가 얼마쯤은 있는 사람이었다.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영웅의 심중에 오가는 야망은 평화시의 일상적인 윤리의 척도와는 아예 관계가 없는 법이다. - < 맥베스, 윌리엄셰익스피어 지음 > 중에서

 

그렇기 때문에 마녀들이 말하는 예언이라는 것이 들어보면 예언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임에도 맥베스는 뱅코와 다르게 그것을 운명인것처럼 받아들인 것이다. 사실상 운명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욕망을 정당화시키는 말이었기 때문에 덮썩 물어버린 것이다. 

 

 
 

뱅코는 세 마녀의 인사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심신의 피로에서 생겨난 하찮은 환각쯤으로 스쳐버리는데, 맥베스는 마음에 깊은 충격을 받아 거의 넋을 잃고 곁에 동료가 있는 것도 까마득히 잊은 형편이었다. ..(중략)...두 가지 점괘는 맞아떨어졌구나(Two truths are told)’ 하면서, 앞으로 크나큰 행운이 닥쳐올 것을 기대한다...(중략)...마녀들의 말은 마녀 3의 것 외엔 예언다운 예언이 될 수 없으련만 앞서 두 가지가 적중했다 해서 나머지마저 그러하리라고 믿는 수작이 무서운 야망의 반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 야망의 불씨에 부채질을 해준 것이 마녀의 말이자 맥베스의 자기 최면적 착각이다. - < 맥베스, 윌리엄셰익스피어 지음 > 중에서

 

사실상 운명이라고 떠들어대거나 하는 것은 자기 욕망의 다름 아님을 맥베스를 통해서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그러니 솔직해야 한다. 그리고 그 욕망을 정당한 방법으로 성취해 나가야 한다. 예언이니 운명이니 하는 말은 그 욕망을 채우는데 있어서 저지른 불법을 정당화 시키는데 사용하기 딱 좋기 때문이다. 단순한 이야기속에 심오한 진리를 담고있는 좋은 책이다. 

 
 

맥베스 부인이 “당신은 위대해지기를 원하시며, 야심이 없으신 것도 아니지만, 그것을 조종할 사악한 마음이 없습니다. 몹시 원하시는 것을 정당한 방법으로 이루려 하십니다. 잘못은 범하지 않으려 하면서 부당한 것을 바라십니다”라고 말하는데, 잘 꿰뚫어본 견해다. - < 맥베스, 윌리엄셰익스피어 지음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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