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점수 4.8 / 5
2023년 1월 1일 올 해 가족끼리 처음 볼 영화로 선택한 것은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로 제작한 '영웅'이다. 뮤지컬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엄청난 기대를 했고, 예매를 하고 극장을 찾았다. 극장에는 '영웅'을 보려는 사람들과 '아바타: 물의 길'을 보려는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최근 생일이어서 생일 콤보 공짜로 하나 받아가지고 가족들과 힘께 관람을 시작했다.
여기서 잠깐 역사적인 배경을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1909년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가 러시아 제국의 재무장관 블라디미르 코콥초프와 회담하기 위해 하얼빈에 오게 되었다.[14] 이 소식을 대동공보사에서 전해들은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 암살에 자원했다.
10월 21일에 대동공보사 기자 이강(李剛)의 지원을 받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난 안중근은 우덕순과 조도선, 유동하와 함께 하얼빈(哈尔滨, 哈爾濱(하얼빈), Harbin)에 도착했다. 당초 계획은 동청철도(東淸鐵道)의 출발지인 장춘의 남장춘(南長春), 관성자(寬城子)역과 도착지인 하얼빈, 채가구(蔡家溝)역의 4개 지점에서 암살을 시도하려 하였으나 자금과 인력이 부족하여 도착지인 하얼빈과 채가구에서 저격하기로 계획을 변경하였다.[15] 이에 따라 우덕순과 조도선은 채가구역으로 이동하였으며 안중근은 하얼빈역에서 공격하기로 했다. 그러나 채가구역에서의 계획은 이를 수상하게 여긴 러시아 경비병에 의해 실패했다.
10월 26일 오전 9시, 이토 히로부미가 탄 기차가 하얼빈에 도착했다. 이토 히로부미는 러시아 재무대신 블라디미르 코콥초프와 열차 안에서 회담을 가진 후 9시 30분경 러시아 군대의 사열을 받기 위해 하차하였다. 안중근은 사열을 마치고 열차로 돌아가던 이토 히로부미를 브라우닝제 반자동권총 M1900으로 저격하였다.[16] 이외에도, 일곱 발의 저격 총알 중, 나머지 네 발 중 세 발은 각각 옆에 있던 수행비서관 모리 타이지로우(森泰二郞), 하얼빈 주재 일본 제국 총영사 가와카미 도시히코(川上俊彦), 남만주 철도의 이사 다나카 세이지로우(田中淸次郞)에게 총격하였다.[14]
총격 후, 안중근은 가슴 안에 있던 태극기를 높이 들어 올리며 에스페란토어로
“ 코레아 우라! ”
이라고 3번 크게 외쳤다. 이 외침은 대한 독립만세라는 뜻이었다.[14]
<출처:https://ko.wikipedia.org/wiki/%EC%95%88%EC%A4%91%EA%B7%BC>
영화의 내용은 위와같은 사실에 기초하여 만들어졌다. 뮤지컬 영화였기 때문인지 내용자체는 그리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았다. 중간중간에 코믹적인 요소도 가미되어있어서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이 소설 '하얼빈'과 다른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얼빈에서는 코믹적인 요소가 전혀없다. 처음부터 마칠때까지 무미건조한 언어로 무덤덤하게 사건을 진행시킨다. 안중근은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앞에서 묵묵히 절차에 따라 진행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책을 읽을 때에는 그다지 감동이없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되지만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소설 하얼빈이 계속 떠올랐다. 그러면서 소설 하얼빈이 굉장히 감동적으로 다시 다가왔다. 무거운 사명과 각오를 가진 안중근 그리고 그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심리가 오히려 무덤덤하게 표현되는 것이 더욱 감동적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 '영웅'은 가볍고 감동이 없다는 소리는 아니다. 묵직한 감동이 있었다. 그리고 한편으로 만약 영화로 제작된 '영웅'이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만 계속된다면 그 압박감이 상당했을 것이다. 실제로 후반부로 갈수록 무언가 가슴을 압박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마지막에 어머니와의 서신으로 나눈 대화에서 그만 눈물 콧물을 다 쏟아내고야 말았다. 다만 어떤 부분에서는 뮤지컬 노래가 오히려 감동을 감소시키는 아쉬운부분도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정말 의외로 감격하여 팬이 된 인물이 있었다. '설화' 역을 맡은 김고은 씨다. 영화를 보면서 혹시 주인공이 김고은씨인가?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엄청난 연기력과 노래실력이었다. 또한 배역에 대한 이해도가 신급이었다. 명성황후시해 현장에 있었던 시녀역으로 이후에 정보원 역할을 하게되는데 정말 입이 떡 벌어지는 연기력과 흡입력이었다.
영화 마지막에 아직까지도 일본의 만행으로 안중근의사의 유해를 돌려받지 못했다고 하는 안타까운 말을 남긴다. 그리고 지금도 3월 26일 안중근 의사의 순국일이 되면 일본은 막말을 서슴치 않고 있다고 하니 이런의미에서 영화 '영웅'과 소설'하얼빈'은 한번쯤 보고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안중근 의사가 재판을 받으면서 지적한 일본의 죄목 열다섯까지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
두 번째, 1905년 11월 한국을 일본의 보호국으로 만든 죄
세 번째, 1907년 정미7조약을 강제로 맺게 한 죄
네 번째, 고종황제를 폐위시킨 죄
다섯 번째, 군대를 해산시킨 죄
여섯 번째,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한 죄
일곱 번째, 한국인의 권리를 박탈한 죄
여덟 번째, 한국의 교과서를 불태운 죄
아홉 번째, 한국인들을 신문에 기여하지 못하게 한 죄
열 번째, (제일은행) 은행지폐를 강제로 사용한 죄
열한 번째, 한국이 300만 영국 파운드의 빚을 지게 한 죄
열두 번째, 동양의 평화를 깨뜨린 죄
열세 번째, 한국에 대한 일본의 보호정책을 호도한 죄
열네 번째, 일본천황의 아버지인 고메이 천황을 죽인죄
열다섯 번째, 일본과 세계를 속인 죄 등이다.
누가 죄인인가?
영화 '영웅' 이 묻고 소설 '하얼빈'이 답하다
안중근의사의 거사를 준비하는동안 함께 했던 동지들이 살해되는 일이 발생한다. 이때 안중근의사가 성당에서 질문하는 내용이 있다. "조국이란 무엇입니까? 조국이란 대체 우리에게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들으면서 '하얼빈'에서의 한 장면이 떠올랐고 이것이 질문의 답인가? 한 부분이 있어서 남긴다.
순종은 메이지에게 위로의 전문을 보냈다.
-오늘 이토 공작이 하얼빈에서 흉악한 역도逆徒에게 화를 당하였다는 보고를 받고 통분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삼가 위로를 보냅니다.
순종은 전문에서 한국인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차마 한국인이라고 쓰지 못하는 심정을 메이지가 헤아려주기를 순종은 바랐다. 순종은 가나가와현 오이소에 살고 있는 이토의 정실 우메코에게도 별도의 전문을 보냈다. 순종은 황실의 모든 잔치를 폐했고, 서울에 사흘 동안 가무음곡을 금했다. 순종은 도쿄에서 이토의 영결식이 열리는 시간에 서울 장충단에서 거국적 관민 추도회를 열라고 내각에 지시했다...(중략)...이토를 죽인 범인은 한국인 청년 안중근이고, 안중근은 십이 년 전에 황해도 산골 마을에서 빌렘 신부에게 영세 받은 천주교인이라는 사실은 며칠 안에 세상에 알려졌다. 한국 황실은 불량한 신민 한 명이 잘못 태어나서 저지른 죄업을 일본 황실에 거듭 사죄했다. 뮈텔은 이 황급한 사죄에서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지 않으려는 한국 황실의 두려움을 읽었다.<하얼빈(김훈) p.68,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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