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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 차인표

by 글씀맨 2024.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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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배우 차인표씨가 집필한 소설이다. 최근에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필수도서로 선정되었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었다. 우리 나라의 아픈 역사인 위안부 사건을 주제로 한 소설이라고 한다. 너무 궁금해서 읽어보았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줄거리

 

백두산의 호랑이 마을이 있었다. 한때는 호랑이와 공존하며 살았지만 이제는 벽을 쌓고 호랑이와 대립하며 지내는 작은 마을이다. 어느날 이 마을에 호랑이 사냥꾼 부자인 황포수와 용이가 온다. 둘은 백호를 잡기 위해 호랑이산에 오르도록 마을에 머물기를 부탁한다. 하지만 촌장은 탐탁치 않게 여긴다. 

그 마음도 이해가 갑니다. 왜냐하면 사실 마을 어른들은 호랑이를 잡기보다는 호랑이들과 더불어 살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 옛날 임금님과 사냥꾼들이 그랬던 것처럼, 백호를 잡는답시고 행여 산속의 호랑이들을 화나게 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 것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은 이 마을을 방문하는 손님이 없어서 조용히 살았는데, 난데없이 황 포수 부자가 나타나 산으로 가겠다고 하니 이를 반길 마을 사람들은 없었던 것입니다. - <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 차인표 지음 / 제딧 그림 > 중에서

 

그렇지만 촌장의 허락으로 마을에서 지내게 된 황포수와 용이. 어린용이는 그곳에서 훌쩍이와 순이를 만나고 생전 처음 친구를 만난다. 특히 순이는 용이에게 설레이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어여쁜 소녀였다. 이윽고 호랑이 산으로 올라간 황포수와 용이는 마을의 화근이었던 육발 호랑이를 잡아 마을에 평안을 가져다 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한순간의 실수로 마을의 어린 소년들이 죽는 일이 생기고 황포수와 용이는 마을에서 쫓겨난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어느날 평안하던 호랑이 마을에 일본군이 들어온다. 마을에 들어온 일본군과 장교 가즈오는 마을에서 지내면서 함께 도우며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일본본진으로부터 '조선인 여자 인력 동원 명령서'가 도착하고 순이를 마음에 두었던 가즈오는 갈등한다. 그렇지만 곧 들이닥친 일본군에 의해 마을의 평화는 깨지고 순이는 일본군에게 잡혀간다. 그런 모습을 본 가즈오는 일본에 크게 실망한다. 

가즈오는 군인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조국 대일본제국이 이런 야만적이고 천인공노할 일을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습니다.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징집. 이것은 국가가 할 짓이 아닙니다. 군대가 할 짓도 아닙니다. 국가와 국가 간에 전쟁이 벌어지고 전투 중에 군인들끼리 서로 총을 겨누는 것과 죄 없는 어린 처녀들을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징집해 가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 하나는 전쟁이고, 다른 하나는 범죄입니다. 범죄 중에서도 최악의 범죄인 것입니다. 인간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가장 저급한 자나 저지를 수 있는 이 역겨운 범죄를 대일본제국 육군성이 주도하고 내무성, 외무성, 조선총독부까지 참여하여 실행에 옮기고 있다니. - <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 차인표 지음 / 제딧 그림 > 중에서

 

얼마 후 마을을 떠났던 용이는 늠늠한 청년이 되어 돌아오고 일본군에게 죽임을 당한 훌쩍이에 대한 복수와 순이를 되찾아 온다는 명목으로 일본군 진영으로 침투해 들어간다. 일본군 장교 가즈오 역시 순이를 구하기 위해 작전을 짠다. 

훌쩍이는 어쩌면 그 권총이 곧 발사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훌쩍이는 단지 훌쩍거릴 뿐이지, 바보가 아닙니다. 훌쩍이는 또 알고 있습니다. 강도처럼 남의 집 대문을 부수고 들어와 식구들이 먹어야 할 밥을 빼앗고, 어린 딸내미까지 데려가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무섭더라도 누군가 나서서 바른말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술에 취해 잔치를 벌이던 일본군 진영으로 쳐들어간 용이는 순이를 구하는 일본군 가즈오를 보자 공격을 가하고 순이를 구해 호랑이산 자신의 움막으로 도망간다. 하지만 좁혀오는 포위망속에서 순이를 잃게 된다. 그리고 순이는 일본군에게 잡혀간다. 

 

그리고 70년이 지난 뒤 순이는 한국으로 돌아온다. 이제는 흔적없이 사라져버린 옛 호랑이 마을 자리에서 순이는 뜻밖에도 용이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애틋함에 눈물을 흘린다.

쑤니 할머니가 말없이 나무 조각을 받아 듭니다. 오래된 나무 조각은 아이를 업은 그 옛날 어린 순이의 모습입니다. 나무 조각 뒷면에 작은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따뜻하다, 엄마별. ‘용이야…….’ 쑤니 할머니는 그제야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나무 조각을 천천히 품에 끌어안습니다. - <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 차인표 지음 / 제딧 그림 > 중에서

 

개인평점: 5 / 5

 

'언젠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을 읽으면서 정말 오랜만에 따뜻했고, 설레였고, 긴장했고, 슬펐다. 위안부 관련된 소설이라고 해서 굉장히 어둡고 힘들 줄 알았다. 하지만 읽는 내내 너무나 따뜻했다. 그리고 힐링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인 차인표씨의 모습이 많이 떠올랐다. 

 

필체는 작가의 마음을 닮는 것 같았다.평소 차인표씨의 인격과 마음이 그대로 책에 녹아있는 듯 보였다. 어두운 이야기를 하지만 어두운 감정이나 슬픔보다는 아름다움과 애틋함 그리고 설레임이 가득 담긴 소설이었다. 

 

뿐만 아니라 용이와 가즈오가 각자의 입장에서 순이를 구하는 장면에서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강감에 몰입감이 대단했다. 그래서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이 눈에 선명하게 장면 장면이 나타나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했다. 

 

무엇보다도 용이와 순이의 서투르지만 애틋한 사랑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 속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랬기 때문에 일본군이 호랑이 마을에 들어와 마을을 짓밟고 순이를 잡아가는 장면에서는 더 가슴이 아팠고 화가 났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렇다고 해서 분노만 휩싸이게 하는 소설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 이런 아픈 역사를 다루는 책이나 영화를 보면 분노의 감정만이 솟아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책은 분노보다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더 집중하게 만들었고 그 뒤에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용서라는 감정이 생각났다. 

안타까운 마음과 할머니를 이 지경으로 만든 무리를 향한 분노와 그들을 보호하지 못한 국가와 사람들에 대한 서운함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하는 가운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무렵, 저는 우리 할머니들에게 몹쓸 짓을 한 파렴치한 사람들의 범죄를 널리 알려, 죄인들을 응징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랜 세월, 이 글을 쓰면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할머니들이 그들을 용서해 주시는 모습을 보고 싶어진 것입니다. “그래, 용서할게. 앞으로 다시는 그 누구에게도 그런 짓을 하지 말거라.” 할머니들이 그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일 것입니다. - <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 차인표 지음 / 제딧 그림 > 중에서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따뜻했고, 정말 오랜만에 눈물을 흘린 책이다. 오늘날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헛소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특히 최근에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위안부 할머니들이 더 고통 당하고 있다. 이런 자들에게 욕을 하기 보다는 이러한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교육현장에서도 읽을 필요성을 많이 느꼈다.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인 일본 전국민들이 이 책을 읽고 진심어린 사과와 용서를 비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정말 좋은 책이었다. 

용서는 용서를 구하는 대상이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사과와 용서를 구하는 대신, 세월이 빨리 흘러 할머니들이 모두 없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역사의 산 증인이 모두 없어져서, 누구도 다시는 이 이야기를 들춰내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 차인표 지음 / 제딧 그림 > 중에서

 

작가소개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을 집필한 차인표 작가는 1994년 '사랑을 그대품안에'라는 드라마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이후 짱(1998), 목포는 항구다(2003), 한반도(2005) 등 다양한 작품에서 인기를 누린다. 이후 다양한 단체에서의 봉사활동을 통해 나눔문화를 확산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1997년 위안부로 끌려간지 55년만에 고국에 돌아온 '훈 할머니'소식을 접하고는 이에 대한 책을 쓰기로 결심한다.

 

오랜 집필 과정을 거친 끝에 2009년 '잘가요 언덕'을 완성하였고, 품절되었지만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끌었던 '잘가요 언덕'이 2021년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으로 개정 재출판 되었다. 앞으로 작가로서 제 2의 인생을 살고자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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