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일하다 죽었는데
누구하나 내탓이라고 하는
사람이 없어
일을 시킨 사람이나
거기 가라고 한 사람이나
영화소개
영화 다음소희는 2023년 2월 8일 개봉한 영화로 2014년 '도희야'를 연출했던 정주리 감독의 영화이다. 제 75회 칸 영화제 국제비평가주간 폐막작이기도 해서 세간에 많은 관심을 받았었다. 주연배우로는 형사 윤진역의 배두나씨와 소희역의 김시은씨가 맡았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2017년 콜센터에서 일어났던 일을 바탕으로 한다. 졸업을 앞두고 있던 홍모양이 아중 저수지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었다. 그녀는 한 기업의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생으로 일하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을 했다고 전해진다.
영화에서 보면 왜 자살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학생이라는 이유로 노동력과 임금을 갈취당하고 쓸모없어지면 다른 학생으로 대체되는 시스템속에서 학생들이 버틸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다른 사람으로 대체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음소희'라는 제목이 붙은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나 유심히 보면 이 영화는 단순히 노동력 착취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지는 않다. 더 근본적인 문제로 특성화고등학교의 문제점을 들여다 본다.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학교는 학생들의 취업률에 굉장히 민감한 모습으로 나온다. 취업률이 높아야 교육부로부터 인센티브를 받고 그것으로 학교가 운영되기 때문이라고 영화속 교육관계자들은 말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취업한 학생들의 업무 환경에 대해서는 아무도 신경쓰지도 않고 책임지지도 않는다.
특히 주인공이 힘들어서 선생님을 찾아가니 선생님은 '네가 잘 버텨야 후배들도 좋은데 취직한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았을때 쌍욕밖에 안나왔다. 한 신문에서 실제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물었는데 실제로 저 말이 가장 가슴에 와닿는 말이었다고 한다. 특성화고등학교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잘 보여주었고 우리나라 교육의 현재를 잘 보여준 영화였다. 보면서 내내 가슴이 짠했다.
줄거리
소희는 들뜬 마음으로 새로운 직장에 현장실습에 나간다.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의 기대를 어깨에 얹고 첫 발걸음을 뗀 직장. 그렇지만 현실은 너무 가혹했다. 소희가 맡은 업무는 콜센터에서 통신사 해지를 하려는 고객을 회유하여 다시 재가입하게 하는 역할 그곳용어로 방어업무였다. 평소 춤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던 소희는 이 일에 적응하기가 힘들다.
그러던 어느날 소희부서의 팀장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회사에서는 현장실습 와있는 학생들 입을 막기 위해 각서를 받는다. 가장 마지막에 각서에 서명한 소희는 그날부터 이상해진다. 미친사람처럼 실적을 올리던 소희는 한 저수지에 가서 자살을 한다. 소희가 발견된 저수지에서 현장조사를 하던 담당형사 윤진은 평범한 자살로 마무리 하려고 한다.
그런데 사건을 들여다 볼수록 이것은 단순한 자살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상부의 지시를 무시한채 홀로 조사를 시작한다. 조사를 하면서 당시 소희가 근무하던 콜센터의 강압적인 업무를 알게되고 현장실습나온 학생들이 모두 불합리한 처우를 받는다는 것을 발견한다. 윤진은 교육을 담당하는 각부서들을 찾아다니며 따져들지만 현실을 한탄할 뿐 아무도 소희의 죽음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모습을 보고 실의에 빠진다.
기억하는 한장면
윤진이 소희 조사를 하다가 한 장학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장학사에게 애초에 그런곳에 학생을 보내지 말아야 한다며 그게 당신이 할일이라고 말한다. 이때 장학사는 말한다. 일개 장학사가 모를 더 할 있냐고 지방교육청도 취업률올려야 교육 인센티브받고 운영이된다고 말한다. 이 장면이 영화에서 말하려는 핵심이 아닐까 생각했다. 결국 희생당하는 학생들만 불쌍하다.
어른들의 월급을 채워주기 위해 소희는 죽었고 다음소희가 그 자리를 채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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