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마니'는 '마루 밑 아리에티'를 연출한 감독 요네바야시 히로마사의 작품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2014년 작품이다. 그렇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못하는 작화와 그에 따른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1.줄거리
천식을 앓고 있는 안나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어려서 입양된 경험으로 인해 늘 버림받았다는 아픔을 가슴에 새기며 우울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여름방학이 되던 날 공기좋은 곳에 지냈으면 하는 양부모의 바램을 따라 시골의 작은 마을로 요양을 간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었던 안나는 시골에서도 주변사람들과 껄끄럽게 지낼 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우연히 바닷가에 있는 한 저택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노랑머리를 가진 마리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마리와 만난 날부터 안나는 마리와 시간을 보내며 위로를 받는다.
마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어느날 낮에 저택에 갔을 때 사용한지 오래된 저택이 되어있음을 보고 놀란다. 그리고 점차 마리의 정체에 대해서 궁금하기 시작한다. 그즈음에 마리의 저택에 새로운 식구들이 이사오고 그곳에 이사온 소녀로부터 마리의 일기장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고 바닷가에서 그림을 그리던 히사코에게서 마리가 겪은 아픈 과거에 대해서 듣게 된다. 방학이 끝나 집으로 돌아가려던 안나. 그런데 양어머니에게서 받은 하나의 사진에서 마리가 자신의 할머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안나는 모든 아픔으로부터 치유함을 얻는다.
2.느낀점
'추억의 마리'는 지브리에서 제작된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애니메이션 전체에 지브리스러운 분위기가 넘쳐난다. 그래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최근 애니들의 작화나 색감이 너무 인위적이라고 느껴졌었는데 오랜만에 지브리스러운 작화와 색감은 늘 그렇듯 잔잔한 평안을 준다.
물론 내용은 제패니메이션의 전형적인 플롯을 따라간다. 항상 그렇지만 중간 쯤보게 되면 아! 누구겠구나 라고 짐작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런식의 소재의 이야기 진행은 조금은 식상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추억의 마니'가 재미없다거나 감동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추억의 마니'는 입양으로 상처를 받은 안나가 자신은 늘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데 포인트가 있다. 그리고 버림받았다는 사실 때문에 현 양부모도 세상을 떠난 부모도 친구들도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마리를 만나게 된다. 마리를 통해서 위로를 받지만 사실상 마리 역시 부모의 무관심속에서 학대를 받으며 살았던 아이였다.
그랬기 때문에 안나를 이해하고 위로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론 장면에서 안나가 용서한다는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결국 '추억의 마리'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용서'가 아닌가 생각된다. 때로는 어린시절의 눈으로 부모를 볼 때 자기에게 못해준 것을 생각하며 용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이 오히려 자신을 좀먹는 경우가 많다. '부모를 용서하기 나를 용서하기'라는 상담학 책이 있는데 제목이 참 인상깊었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서는 알지 못하는 사정이라는 것이 있다. 그래서 오해가 생긴다.그 오해를 가슴에 쌓고 증오만 한다면 결국에는 내가 죽는다. 그러기에 용서는 내가 살기 위한 것이다.
잔잔한 분위기와 음악 그리고 그림. 간만에 힐링되는 애니메이션이었다. 비록 10년이나 지나서야 보게되었지만 여전히 지브리는 핫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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