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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2(이꽃님) - 무죄여도 무죄가 아닌

by 글씀맨 2024.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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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님 작가의 '죽이고 싶은 아이'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었다. 특히 마지막의 반전이 너무 신선해서 혹시 2편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2편이 출간되었다. 나온지 꽤 되었지만 그래도 이후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읽어보았다. 

 

[도서] 죽이고싶은 아이(이꽃님)-아무도믿지 않는 죽일만한 아이

아무도 절 의심하지 않더라고요. 웃기죠. 사람들은 자기가 다 안다고 믿어요. 사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줄거리 학교의 한 공터에서 여학생의 시신이 발견된다. 피해자의 이름은 박서아. 처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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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싶은아이2
죽이고싶은아이2/ 이꽃님/ 우리학교. 2024.11

 

줄거리

서은이가 죽은 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지주연. 하지만 무언가 찝찝했던 형사는 계속해서 수사를 진행하고 결국 서은이를 죽인 사람이 지주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서은이를 죽인 진범이 밝혀지고 지주연은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여전히 지주연을 죄인 취급한다. 

뉴스 못 봤냐고? 무슨 뉴스를 말하는 거야. 뭐, 지주연 학생은 아무 잘못도 없고, 목격자로 증언했던 애가 진범이었다는 그 뉴스 말하는 거야? 어머 어머, 세상에. 이렇게 순진한 사람이 아직도 있네. 자기야, 뉴스에 전부 사실만 나온다고 생각하면 아주 곤란해. 그 뉴스를 어떻게 고스란히 믿어?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인지 아닌지 누가 아냐고. 난 뉴스 안 본 지 한참 됐어. 뉴스 말고, 저기 유튜브 있어 유튜브. 그거 좀 찾아봐. 그 사람들 말이 훨씬 믿을 만하다니까. 솔직히 뉴스야, 그랬단다 찍 한마디하면 끝나지만 유튜브는 상세 설명까지 얼마나 잘해 준다고.- < 죽이고 싶은 아이 2, 이꽃님 > 중에서

 

가족들은 세상의 이런 반응에 놀라고, 지주연은 상처를 받는다. 그즈음 지주연은 죽은 서은의 모습을 보게되고 괴로워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무죄를 받은 지주연을 여전히 죄인 취급하고 가족들은 지주연의 마음을 이해하기 보다는 그 상황을 벗어나려고만 한다. 

어떤 사람은 얘, 지 서방이 돈이랑 빽으로 주연이 꺼내고 다른 애한테 누명 씌웠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까지 한다니까. 내가 정말 살다 살다 그런 어이없는 말은 처음 들어. 어머, 너 그런 얘기 못 들었어? 요즘 인터넷이며 유튜브며 다 그 얘기뿐이야. 주연이가 법적으로는 죄가 없는 걸로 밝혀졌어도 사람들한테는 여전히 유죄라니까. - < 죽이고 싶은 아이 2, 이꽃님 > 중에서

 

이런 상황으로 인해 죽고만 싶어진 지주연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죽은 서은의 집에 찾아가고 그곳에서 서은의 엄마를 만난다. 그리고 둘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속에서 함께 밥을 먹기 시작한다. 놀랍게도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주연은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하고 서은의 엄마도 지주연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부모님과도 마음이 풀린 지주연은 죽은 서은의 바람대로 살자고 다짐한다. 

그건 꿈속에 나타난 서은이 마지막으로 전한 말이었고, 동시에 주연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을 때마다, 그때마다 주연의 곁을 맴돌며 작게 중얼거리던 서은의 입 모양이었다. 주연아, 너는 꼭……. 살아. - < 죽이고 싶은 아이 2, 이꽃님 > 중에서

 

느낀점

이꽃님 작가의 '죽이고 싶은 아이'를 읽었을 때 최근일어나는 학교에서의 폭력문제를 현실감있게 잘 썼다고 생각했다. 물론 마지막의 반전은 매우 충격적이면서 허무했지만....그래서 혹시 2편이 나오면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는 속편을 쓸 생각이 없었지만 한 강연에서 학생의 질문을 받고 2편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1편에서 무너진 신뢰와 삶을 2편에서 일으켜 세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썼다고 한다. 

죽이고 싶은 아이』가 진실과 믿음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두 번째 이야기는 소문이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을 장악해 가는지를 보여 주는 이야기다. 동시에 산산조각 나고 부서진 인생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모습을 그리려 애썼다. 아무리 무너져 내린 삶이라도 다시 일으켜 세워야만 하므로. 그래야만 하는 것이 삶이므로. - < 죽이고 싶은 아이 2, 이꽃님 > 중에서

 

그래서 그런지 2편에서는 지주연이 어떻게 회복되어 가는가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가 전개된다. 개인적으로는 지주연의 회복과정보다는 지주연을 향한 주변의 시선들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무죄이지만 무죄가 아닌 삶이 되어버린 지주연의 삶을 볼 때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고, 사람들의 생각이 참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예전에 한 드라마에서 정당방위로 무죄가 판결났음에도 주변에서는 여전히 죄인 취급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이런 것을 보면 인간은 참 잔인하고 어리석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주홍글씨'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리고 특별히 최근엔느 유튜브라는 필요악 때문에 이러한 현상은 더욱더 가속화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빠 말이 맞았다. 사람은 언제나 악독했다. 누군가를 아래에 두고 싶어 했고 기회만 된다면 그들을 밟고 올라서고 싶어 했다. 아니다. 아빠 말이 틀렸다. 주연은 한 번도 그들보다 위에 있던 적이 없었다. 누군가 다른 사람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한다면 그건 언제나 틀린 말이었다. 인간은 누구도 우위에 있지 않음에도 서로가 우위에 서고 싶어 했다. 그 때문에 싸움이 나고 불화가 생겨나며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금 주연의 삶에도 전쟁이 일어나려 하고 있었다. - < 죽이고 싶은 아이 2, 이꽃님 > 중에서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지주연이 회복되는 과정이 어디선가 항상 봐왔던 그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었다. 물론 별다른 해결장면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무언가 아쉬웠다. 지주연이 서은이를 본다는 설정도 무언가 식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말한대로 삶은 이어져야 하고...그 삶을 이어주는 것은 어쩌면 지주연에게는 서은이밖에 없지 않았을까 생각을 했다. 유일하게 자신을 믿어주었던 서은이가 결국 지주연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이었다. 삶을 회복하는 것은 무엇인가? 결국에는 나의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들과 함께 할 때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무조건적인 내편만 드는 사람이 아니라 정말로 나를 알기 때문에 나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고 때로는 진심어린 응원을 보내주는 그들과 함께 함이 곧 나를 살리는 길일 것이다. 많은 인맥이 아닌 소수의 진짜 인맥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줄긋기

진짜 어떻게 생겨 먹은 애인지 궁금하다, 궁금해. 그런 애들은 딱 봐도 티가 나겠지? 눈빛이 보통 사람이랑은 다를 걸. 보나 마나 완전 역겹게 생겼겠지. 지난번에 방송 나온 거 보니까 걔랑 알고 지낸 사람들도 다 싫어하더만. - < 죽이고 싶은 아이 2, 이꽃님 > 중에서
우리 할머니 완전 보살이잖아. 뭐라더라. “살아 보믄 욕하는 사람들은 딱 요만큼뿐인 기라. 대부분은 아무 말도 안 하고 묵묵히 사는 사람들뿐이다. 근데 우째서 욕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이냐 카믄, 꼭 욕하는 놈들이 눈에 띄게 티를 내서 안 글라. 믿어 주는 사람들은 그냥 티도 안 나게 지켜보기만 하고. 그라니까 티를 내 줘야 한다. 여기 니를 믿는 사람도 있다, 이래. 그라믄 죽을 사람도 산다카이. 그기 사람 살아가는 세상인 기라.” 우리 할머니가 아직도 이렇게 순진하다니까. 남 걱정 해 줄 거 다 해 주고 믿어 줄 거 다 믿어 주면 나는 언제 공부하고 언제 성공하니? 아유. 벅차다 벅차, 정말. 급식실 갈 때마다 할머니가 눈치 줘서 죽겠다니까. 우리 할머니 내 성적은 알고 그러나 모르겠다. - < 죽이고 싶은 아이 2, 이꽃님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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