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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단 한 사람(최진영) - 단 한사람만 살리는 것, 최선인가 최악인가

by 글씀맨 2023.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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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증명'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작가 최진영의 신작 '단 한 사람'이 출간되었다. 최근 관심있게 보는 작가 중 한명이라서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읽어보았다. 

 

이전에 읽었던 책과는 조금은 다른 분위기의 책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좋은 책을 또 내놓았다. 

 

 

[도서]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최진영) - 한번쯤 스쳤을 그러나 무심했을 그 소녀의

최진영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구의 증명'이라는 책으로다. '구의 증명'을 읽었을 때 그 적나라한 표현과 현실적이야기가 너무 많이 와닿았다. 그리고 이번에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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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구의증명(최진영)-가난의 대물림과 사랑이야기

개인평점: 4.5/ 5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 거야 한 도서관련 구독서비스에서 책을 찾다가 발견한 책이다. 첫페이지에 써있는 이 대사가 책을 읽도록 했다. 처음에는 흔한 엽기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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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의 단한사람 책표지 그림.
단 한 사람/ 최진영/ 한겨레출판. 2023

 

 

1.줄거리

일화, 월화, 금화 그리고 쌍둥이인 목화와 목수는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고 태어난 남매였다. 어느날 금화와 함께 놀던 목화와 목수는 나무가 빼곡한 숲에서 사고를 당하고 금화는 실종이 된다. 이 사고로 가족에는 큰 변화가 생긴다.

 

 
 

금화가 사라진 자리에는 죄책감이 고였다. 가족들은 저마다 죄책감을 껴안고 살았다. 그때 내가 그러지 않았다면. 그때 내가 이렇게 했다면. 가능했을 일을 헤아릴수록 죄책감도 커졌다. 그러나 일어난 일은 단 하나였다. 금화가 사라졌다는 것. 죽었다고 말할 수조차 없다는 것. 그것은 또 다른 질문을 불러왔다. 어딘가에 살아 있을 수도 있잖아? 아무도 섣불리 그 말을 꺼내지 않았다. 질문은 질문을 불러올 테니까. 어디에? 어떻게? 그런데 왜 나타나지 않지? 모든 질문이 고통이었다. - < 단 한 사람, 최진영 > 중에서

 

그 중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사람은 목화였다. 목화는 그 일이 있은 후부터 '중개'라고 불리는 일을 하게 된다. 그것은 꿈과 현실의 어디쯤에서 죽어가는 사람들 중 단 한사람을 살려야 하는 임무다.

 

목화의 이런 능력은 할머니인 임천자와 어머니 장미수도 겪었던 일로 목화에게 이어진 일이었다. '중개'를 거부하면 육신의 큰 고통을 느끼게 되고 그렇다고 '중개'를 실행하면 하루종일 자야하는 고통속에서 살아야했다.

 

임천자와 장미수 그리고 목화는 이러한 '중개' 역할에 대해 각자의 방식으로 느끼고 대응한다. 

 

 
 

미수는 단 한 사람만 살릴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고통스러워했다. 천자는 그것을 기적이라고 했다. 목화가 보기에 모두 감정이 섞인 해석이었다. 감정에 치우치는 것을 경계하는 목화는 자기 역할을 중개인이라고 정의했다. 나무와 사람 사이의 중개. 나무가 사람을 살리려고 해도 목화 없이는 살릴 수 없다는 점이 중요했다. 목화는 자기 몫을 잊지 않으려고 했다. 그렇게 건조하고 냉정하게 생각하려고 아무리 애써도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고통이었다 - < 단 한 사람, 최진영 > 중에서

 

'중개'를 행하는 동안 자신의 삶을 살 수 없었던 목화는 어느 날 자신에게 중개를 명령하는 존재가 나무임을 알게되고 그의 존재에 대해서 알고싶어 목공소에 취직한다.

 

그렇게 '중개'를 밝히며 단 한 사람을 살리는 일에 집중하던 목화는 자살을 시도하던 자신의 조카 '루나'를 살리게 된다. 

 

그런데 루나를 살리는 순간 루나가 자신을 보았다는 말을 하자 이에 놀란 목화는 자신이 살려낸 사람들을  찾아보기로 한다.

 

그들을 만나며 여러감정을 느낀 목화는 '중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되고 어느날 자신의 '중개'임무가 루나에게 이어졌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2.개인평점 3.5 / 5

'구의 증명', '당신곁을 스쳐간 그소녀의 이름은' 등 이전의 책들을 너무 좋게 읽었기 때문에 당연하게 '단 한 사람'도 선택하여 읽었다.

 

책을 읽어가는 동안 이전의 책들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구나 생각하며 읽었다. 개인적으로 최진영작가의 책은 현실을 가감없이 표현하는 서술방식과 그 안에서 적나라하게 꼬집는 사회의 이면들을 잘보여주어서 좋았었다.

 

하지만 이번 책은 그런점은 좀 부족했던 것 같다. 특히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계속해서 궁금했다. 단 한사람만 살릴 수 있다는 사실에서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려하는 것일까?

 

아니면 오랜 세월을 살며 인간의 모든 면을 지켜보아온 나무에 대해서 말하려는 걸까? 이것도 아니면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은 '단 한사람'을 살리는 것에 대해 느끼는 세 명의 중개자들의 다른 태도였다.

 

 
 

임천자의 단 한 명은 기적.

장미수의 단 한 명은 겨우.

신목화의 단 한 명은, 단 한 사람. 한 사람을 살리는 일이었다. - < 단 한 사람, 최진영 > 중에서

 

 

재난이 일어났을 때 어떤 사람은 그것밖에 못살렸냐고 원망하는가 하면 그래도 살릴 수 있었음에 기적이라 하며 감사한다. 어쩌면 사람은 자신이 한명도 살리지 못하면서 제 3자입장에서 평가만 할뿐인지 모른다.

 

그래서 목화는 단한 사람을 살리는 일 그 자체로 인식한다. 처음에 목화도 한사람밖에 살리지 못하는것, 그것마저도 수동적이라는 것에 반항을 한다.

 

그러나 결국에 한 사람을 살릴 수 있을 때 살리는 것을 더 소중하게 여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왜냐하면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삶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단 한사람'들과 함께 지탱해주는 '단 한사람'들은 모두 삶을 구성하는 매우 소중한 존재들이라 할 수 있겠다. 삶 자체가 기적이 아닐까?

 

 
 

그때 어째서 나만 총알을 피했을까? 지뢰를 밟지 않았을까? 그 역병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집에 불이 난 적도 있다. 가진 것이 없어 몸만 빠져나왔다. 물난리로 온 동네가 잠긴 적도 있다. 역시 가진 것이 없어 몸만 빠져나왔다. 임천자는 그 밤 내내 생각했다. 젊은 시절 자기가 살리던 단 한 명들처럼 자기 또한 누군가의 단 한 명이었을 가능성에 대하여. 그렇게 살아났기에 사람을 살리는 일을 맡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날이 밝았고, 임천자는 무사히 산에서 내려왔다 - < 단 한 사람, 최진영 > 중에서

 

책을 읽는 내내 마더 테레사의 말이 떠올랐다. 

 

 

나는 결코 대중을 구원하려고 하지 않는다.
나는 다만 한 개인을 바라볼 뿐이다.
나는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다.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을 껴안을 수 있다.

단지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씩만......
따라서 당신도 시작하고 나도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한 사람을 붙잡는다.
만일 내가 그 사람을 붙잡지 않았다면
나는 4만 2천 명을 붙잡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노력은 단지 바다에 붓는 한 방울 물과 같다.
하지만 만일 내가 그 한 방울의 물을 붓지 않았다면
바다는 그 한 방울만큼 줄어들 것이다.

당신에게도 마찬가지다.
당신의 가족에게도,
당신이 다니는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지 시작하는 것이다.
한 번에 한 사람씩.

 

 

'단 한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고,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긴 하지만 주제의식을 잘 드러내지 못한 것 같다. 너무 심오한 것을 다루려다가 늪에 빠진 듯 보였다. 그래도 좋은 책은 좋은 책이다. 

 

3.책소개

'단 한 사람'은 최진영 작가가 3년에 걸쳐 구상하고 집필한 책이라고 한다. 최진영 작가는 200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가활동을 시작하였다.

 

이후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나는 왜 죽지 않는가', '구의 증명' 등으로 작가로서의 입지를 잘 다지고 있다. 수상경력으로는 만해문학상, 백신애문학상, 신동엽문학상등이 있다. 

 

최진영작가는 늘 화려한 사회의 이면에 가려져있는 아픔들을 현실감있게 잘 그려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집필한 '단 한사람'은 오랜세월 장수하는 '나무'의 눈으로 본 생명체들의 여러모습들을 통해 인간의 나약함과 어리석음을 드러내려고 했다고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작가의 주제는 '사랑'이다. 

 
 

나무들의 수령이 적혀 있었습니다. 수령은 대개 300년이 넘었습니다. 300년 동안 나무는 그곳에서…… 다 봤을 겁니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악행을, 나약함을, 순수함을, 서로를 돕고 아끼는 모습을, 사랑하고 기도하다 어느 날 문득 사라져버리는 찰나의 삶을...(중략)...글을 쓸수록 강렬하게 인지합니다. 한 번뿐인 삶, 다시없을 오늘을. 소설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는 여름이 시작되고 있었어요. 파란 하늘에서 느닷없이 쏟아지는 소나기. 언젠가 사라져버릴 당신과 나를 영원히 사랑하기 위해 이 소설을 썼습니다. - < 단 한 사람, 최진영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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