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의 날', '구원의 날'에 이은 정해연 작가의 유괴 시리즈 그 세 번째 작품은 '선택의 날'을 읽어보았다. '유괴의 날'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나 '구원의 날'과 '선택의 날'이라는 책이 같은 시리즈로 구성 되었다는 사실은 몰랐다. 우연히 알게되어 읽어 보았는데 역시나 재미 있었다.
1.책소개
'선택의 날'은 '유괴의 날', '구원의 날'을 집필한 정해연 작가의 유괴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하지만 내용이 연결되거나 하는 부분은 없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유괴 시리즈를 쓰게 된 것도 처음부터 작정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출간 순서는 《유괴의 날》이 먼저였지만, 사실 집필은 《구원의 날》이 먼저였지요. 당시에는 제목이 《구원의 날》이 아니라 《말할 수 없는》이었습니다. 그 작품을 쓰면서 유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어느 날 길을 걷다가 갑자기 ‘유괴를 했는데 그 부모가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살인자로 몰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써 보는 건 어떨까?’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거기에 천재 소녀와 어리바리한 유괴범이라는 캐릭터를 넣어서 블랙코미디로 가면 재밌겠다 싶었습니다. 당시 《말할 수 없는》은 트리트먼트 작업 상태라 그냥 두고 《유괴의 날》을 먼저 쓰게 되었고, 그렇게 《유괴의 날》이 먼저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어 편집자분과 《말할 수 없는》의 출간을 논의하던 중, 제목이 강렬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고민하던 편집자께서 이야기의 내용이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이니 《구원의 날》이 어떠냐고 제안해 주셨고, 농담처럼 이럴 거면 ‘유괴를 소재로 한 날 시리즈 3부작’을 쓰는 게 낫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가 출간이 확정되고 말았습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선택의 날》입니다. - < 선택의 날, 정해연 > 중에서
그래서인지 시리즈간에 연결되는 부분은 없었고 분위기도 조금씩 다르다. 그중 '선택의 날'이 가장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보여진다.
작가 정해연은 정해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추리소설가 중 한사람이다. 소설 <더블>로 2013년 등단했다. 이후에 '너여야만 해', '불빛없은 밤의 도시', '내가 죽였다.' 등의 많은 소설을 집필했으며 2019년작 <유괴의 날>은 일본어번역판으로 출간되기도 했고, 2023년 방송채널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하였다.
2.줄거리
갑작스럽게 사라진 아내 차현아로 인해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던 종현에게 고구남이라는 남자가 찾아온다. 종현의 아파트 문을 부수고 쳐들어 오다시피한 고구남은 김실자에게 돈 받을 것이 있기 때문에 김실자를 찾을 때까지 아파트에서 머물겠다고 말한다.
김실자? 이해가 되지 않는 종현은 곧 김실자가 차현아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이때까지 알고 있었던 아내 차현아에 대한 모든 사실이 거짓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TV를 보던 종현과 구남은 뉴스에서 전하고 있는 6세여아 납치범이 그토록 찾던 차현아임을 알게 되고 차현아를 함께 잡기 위해 행동에 나선다.
그리고 차현아가 임신중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임신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종현과 구남에게 차현아를 되도록 빨리 잡아야 할 이유가 생기게 된다.
이기적이라고 해도 할 수 없었다. 종현의 머릿속을 사로잡는 것은 그 생각이었다. 만약 체포 과정에서 아이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아니면 코너에 몰린 현아가 극단적인 생각을 한다면? 종현은 차현아가 미웠다. 그러나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된 즉시 그는 이미 아버지가 되었다. 조금 전까지 한 여자를 찾는 미션으로 불타올랐던 종현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는 지금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 아이를 지키고, 만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유괴된 아이와 그들의 부모가 떠올랐다. 아이의 생사는 아직 확인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존재가 이렇게 마음을 힘들게 하는데, 유괴된 아이의 부모 마음은 어떨까를 생각하면 괴로웠다. 그런 혼란을 눈치챘는지 구남이 종현의 어깨를 잡았다. - < 선택의 날, 정해연 > 중에서
오랜 추적 끝에 결국 차현아는 잡히게 되고 구속된다. 얼마 후 교도소에서 낳은 아기를 보기 위해 함께 간 종현과 구남은 그곳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게 된다.
3.개인평점 4 / 5
'유괴의 날'과 '구원의 날'과 다르게 '선택의 날'은 유쾌함과 재미가 우선시되는 내용이다. 물론 여아를 유괴하고 방치하는 차현아의 모습을 보면서 마냥 즐거워할 수 없지만 코믹적인 요소를 많이 첨가하였다. 그래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선택의 날'은 제목답게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할 때에는 혼자만의 결정이 아니라 많은 영향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말하고 있다. 차현아의 집을 찾아간 종현은 차현아가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던 이유를 냉담한 부모님들의 태도에서 발견하게 된다. 작가도 이 책의 주제가 선택에 관한 것임을 말한다.
인간은 하루에도 수많은 선택을 합니다. 인생에 있어서도 큰 결정을 앞두고 선택을 해야 할 때도 많지요. 물론 그때마다 선택은 정의로워야 할 것이며 도덕적이어야 하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실은 많은 선택들의 기저에 훨씬 더 개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많은 선택이 ‘내가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는 기조를 기본으로 두고 결정됩니다. 그리고 가끔 그 선택은 후회를 일으키고, 우리는 반성을 하고 또 다른 선택 앞에 놓이게 됩니다. 이번 이야기는 그런 ‘선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 선택의 날, 정해연 > 중에서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 많이도 들었던 말이다. 그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 이유는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수천가지의 선택을 통해 인간은 분기점을 항상 넘나든다. 그렇기에 올바른 선택을 위해 교육이 필요하고, 나쁜 선택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도가 필요한 것일테다.
오늘 하루 난 어떤 선택을 하였는가? 이득이 없는 선택이라도 이기적인 선택은 하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댓글